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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이야기

문화융성카드 - 상시 15% 할인이 아닙니다.

 문화융성카드에 대해서 네이버에 여러번 쪼개서 포스팅을 했는데, 티스토리에서는 그냥 하나로 묶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신문 기사로 올라온 것을 본 뒤에 사단법인 한국서점조합연합회 공지도 찾아보고, 오늘은 아예 BC카드 상담센터에 전화해서 카드에 대한 내용을 확인해봤습니다.


 할인 조건은 서련 홈페이지 공지에 올라온대로 


  핵심서비스 : 지역서점 15% 할인, 1개월 2회(BC카드사 전액 부담)

* 대형서점(교보, 영풍, 반디앤루니스)은 15% 할인하되 카드사 50% 부담하며, 온라인 서점 불포함 

* 지역서점 부담없이 도서판매 마케팅 향상, 출판사 경영개선, 저자 창작 고취 

* 전월 이용 실적 10만원 이상 시, 월1회/매출 건당 5천원 할인 

* 전월 이용 실적 30만원 이상 시, 월2회/매출 건당 5천원 할인(최대 1만원) 

(ex : 문화융성카드로 지역서점에서 도서 2권 정가 33,000원 결제 시, 15%환급(캐시백) 혜택을 받아 4,950원을 추후 고객의 결제 계좌로 입급) 

* 발급한 달에는 1회 할인.


... 제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에서 다뤘던 서울신문의 기사에 비하면 조금 늘어난 것 같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다른 언론사들이 다루는 것 처럼 책 살 때마다 15% 할인해주는게 아니라, 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최대 월 2회 - 그나마도 할인율이 어찌되든 건당 최대 5천원으로... 



 이런 내용이 맞습니다.


 사실 온라인 서점 제휴 카드 중에는 이것과 동일한 조건의 카드들이 많이 있습니다.

 게다가 회당 최대 5천원이 아니라 월 최대 1만원으로 한방에 1만원 깎아먹고 들어가는 카드도 있지요.

 다만 이런 카드들은 '연회비'라는 약점이 있습니다. 1년 1만원 정도.

 그 외의 카드들은 페이백이 아니라 청구할인 3~10% 추가 + 카드사 포인트 1% 추가적립 같은 할인 조건이 붙어있습니다. (물론 월 한도액 정해져있음.)


 그런 의미에서 온라인 서점 제휴카드보다 더 낫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말이지요.


 왜 '어떤 의미에서'라는 말을 붙이느냐면... 차비 들이지 않고 오프라인 서점에 금방 들를 수 있다면...의 경우에 한정해서 저 할인 조건이 이득을 보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서점은 최근 1만원 이상 무료배송이 기본이라서 책 구입하는데 책값 외에는 다른 돈이 들어가지 않으니 오프라인 서점에 가는데 차비가 들거나 시간이 오래걸린다면 비용면에서 손해를 보는 것이니까요. =_=;;


 여기에 더해서 15% 할인이라고하더라도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10% 청구할인은 물론 5% 적립금도 운영하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 정가에서 15% 페이백이 혜택의 전부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


 당장 문화융성카드 발급 기념 이벤트에서 장관님께서 동네서점에서 책을 두권 구입하셨던데 - 각 언론사 보도 내용을 다 뒤져봐도 이거 정가대로 다 지불했어요.


 책 정가를 확인해봤는데, 인문의 재발견=정가 18,000원 / 식기장 이야기=정가 15,000원으로

 총 가격 33,000원입니다. 이건 보도기사로 뿌려진 내용에서 장관님 결제금액과 동일합니다.

 문화융성카드 할인 서비스를 받아서 나중에 4,950원을 페이백 받는다고 하지요.

그러니까 실질 지출액은 28,050원 입니다. (해당 서점의 경우 결제액 10% = 3,300원 적립)


 온라인 서점으로 결제를 한다면?


 각 10% 할인+배송료 무료라서 결제금액 30,600원.


 인터파크 도서의 경우는 할인혜택가로 선택할 경우 29,700원 + 1,650gift


*적립금은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해주는 곳도 있고 안해주는 곳도 있으니, 논외로 치고...

*장관님께서 구입하신 서점은 결제금액의 10%를 적립해주는 곳입니다. 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온라인 서점은 제휴 카드 할인 적용을 하지 않아도 결제액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지요;; 2,550원 정도 차이니까.

 동네 서점이 갑자기 어떤 책이 바로 보고 싶을 때 편의점 다녀오듯 슬쩍 바로 찾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면, 일부러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갈 필요를 느낄 정도의 할인률은 아닌 셈입니다.


 당장 제가 사는 동네만 하더라도 집에서 동네서점에 가려면 버스로 3정거장 거립니다.(...)

 제가 무슨 촌동네 사는 것도 아니고요;; 5호선 역까지 도보 20분 거리인데다 5분거리 주변에 학교만 7개나 있는 동네인데도 이래요. 사실상 동네서점들은 이미 고사상태라서 이렇다고 봐도 될겁니다.


 여튼 이런 상황에 이정도 할인으로 '동네 서점'에 찾아가서 책을 사려고 할지 의문이구요...

 무엇보다도 확실하게 권당 10% 할인이 확실한 온라인 서점과 달리,

 할인에 전월 실적이 필수적인 문화융성카드를 제대로 활용 가능한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도 의문입니다.


 나라에서 생각하는 동네서점 살리기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대형서점과 소형서점간 책 납품단가에 차이를 두게 하는 법- 그러니까 소형서점이 대형서점보다 보다 저렴하게 책을 납품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소형 서점에서 보다 많은 할인, 적립금 혹은 사은품 이벤트를 할 수 있도록 제약을 풀어줘야겠지요. (신자유주의자라면 거품물고 분노할 일이지만...)

이러면 최소한 '현금거래 할인' 같은건 해줄지도 모릅니다.(야... 그거 탈세잖아!)


 여튼 문화융성카드라는 물건은 그냥 온라인 서점 제휴 카드의 오프라인 버전에 불과하다고 보구요, '동네 서점'이 고사상태인 지금에 와서는 그냥 시내 마실 나왔을 때(...) 대형 서점 구경가면 그때나 쓸까말까한 물건이 될게 분명합니다. 대형 서점에서 구매해도 소비자 입장에서 할인액은 똑같거든요!


 요즘 이것 말고도 정부에서 내놓는 다양한 정책들을 보면 자꾸 소비자들에게 착각을 일으켜서 생색내려고 하는 해결책만 내놓는데, 모 대통령 기념사업 따위에 200억씩 쏟아붓지 말고 그거 죄다 뜯어내서 다른 경제사업에 더 돈을 발라줬으면 좋겠네요.



3줄 요약


1. 문화융성카드=온라인 서점 제휴 카드사 할인과 조건 및 할인율이 거의 같다.

2. 할인 조건을 일부러 맞추고 오프라인 동네 서점을 찾아가는 수고로움을 감수할 소비자가 몇이나 될까?

3. 이미 국가에서 생각하는 소규모 동네서점은 다 죽은지 오래라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인건 맞음.